안녕 ( ´ ▽ ` )ﾉ

 사실 전에 다른 일상 블로그를 오래 운영한 적이 있어서 블로그 하다 보면 별별 사람들을 만난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요. 알고 있었는데도, 요 며칠 동안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어요.

 처음 이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는 미츠랑 키스마이를 좋아할 수 있게 도와주셨던 많은 분들처럼 저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딱히 어떤 반응을 기대하지는 않았었고 소소히 혼자 얘기하고 자료 저장할 생각으로 꾸려왔어요.

 일본 연예인은 처음 좋아하는 거라 일본어 공부도 하면서 겸사겸사 번역도 하고 자막도 만들어봤던 거고요. 움짤은 아시다시피 미츠 영상들은 대부분 업로드 금지 자료라서 올리지 못하니까, 이 장면에서 이렇게 멋졌고 이렇게 귀여웠고 이렇게 예뻤다고 말하고 싶어서 만들었어요. 어떤 것이든 만드는 것 자체는 시간도 걸리고 손도 가고 힘들지만 하나 만드는 데 걸리는 그 시간에 얼굴 한번 더 보고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좋아하는 마음이 커져서 즐거웠어요. 그러다가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보면 제 움짤을 써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혼자 뿌듯해 하기도 했고요.

 그렇게 인터넷 돌아다니길 좋아하는 인터넷 유목민이라 이곳 저곳 검색하고 찾아보는 일이 많았어요. 그리고 그냥 뚝딱하면 만들어지는 것들이 아니라서 보면 바로 알아요. 내가 보정한 움짤이구나, 내가 고민해서 번역한 가사구나 하고. 발음 적은 부분 띄어쓰기까지 똑같으니 몰라보기도 어렵겠죠.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했어요. 워낙 한국에 팬들이 많지도 않고 설마 말도 없이 가져갈까 싶었고, 같은 사람을 좋아하는 팬이니까 믿었던 거죠. 그런데 전에 한 커뮤에 가사 번역을 올렸을 땐 두 곳의 블로그에서 가져가 수정해서 불펌 금지라며 올리셨고. 움짤은 본인이 만들었다며 글을 쓰셨고. 제가 여기서 번역한 가사를 더 풀어쓰든 어쨌든 수정하면서까지 영상에 입혀서 올리셨고. 이미 제가 알송에 등록했는데도 또 멋대로 알송에 가져가서 출처 표시도 없이 본인 이름으로 등록하셨고. 자막 달린 동영상도 가져가셨고. 동영상 썸네일도 똑같이 따라하셨고.

 바로 얼마 전에 어떤 분은 만드느라 노력한 성의를 생각해서 무단 수정과 이동은 하지 말고 출처는 꼭 밝혀달라며 자막을 올리셨지만, 그 자막에 쓰인 제 가사 번역은 그분 멋대로 쓰여졌어요. 그래도 말씀을 드리니 사과하시며 자막을 삭제하신다기에 기다렸는데 시간이 지나도 그대로였어요. 그래서 혹시나 제 댓글로 창피라도 당하실까봐 늦은 밤에 감정적으로 댓글 달아서 미안하다고, 자막 삭제되는 대로 이 댓글 삭제하거나 비공개로 바꾸겠다고 하니 바로 글 자체가 삭제되더라고요.

 그리고 이번 앨범 가사 번역을 올린 바로 다음날에 검색하다 그분 블로그에 다시 가보니 제가 완전히 의역한 부분과 조금 수정된 가사 번역이 불펌 금지라고 올려져있는 걸 봤어요. 심지어 전에 올린 다른 동영상에도 제 가사 번역이 달려있었고, 어떤 글에서는 '자막은 패스. 해봤자 욕만 먹는데 뭐하러 올리냐' 라는 식으로 말씀하시는 걸 봤어요.

 몇 달 전만 해도 블로그 연지 이제 겨우 2년 넘었다고 생각했었어요. 미츠를 안지 얼마 안 되었을 때, 멈춰있는 블로그를 보면 슬펐거든요. 그래서 제 블로그는 최대한 멈추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근데 지금은 모르겠어요. 미츠 외에 다른 일로 슬퍼하고 싶지도 않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은 걸 보니 제 멘탈이 그렇게 강하진 않은가보다 싶어요.

 주절주절 말이 너무 길었죠? 괜히 이글을 읽고 기분 상하신 분이 계시다면 죄송해요. 그래도 털어놓으려고 만든 곳이니 하고 싶은 말은 다 하고 싶었어요. 늦었지만 지금까지 댓글 남겨주신 분들 성격상 일일이 답댓글 달지는 못 했는데 늘 감사했고 찾아주신 분들도 감사드려요. 언제 또 다시 돌아올지 모르겠지만 이제 앞으로는 제 모든 시간을 온전히 미츠를 좋아하는 데에 쓰도록 할게요.

 참, 아직 글들은 어떻게 할지 고민 중이에요. 비공개로 돌리고 싶은 마음이 크긴 한데 혹여나 그 사이에 혹은 나중에라도 무단으로 가져가신다면 계속 말씀드릴 예정입니다.